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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구리

난 왜 블로그를 하는가?

by DoitSQL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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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블로그를 하는가?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선뜻 대답할 수가 없다.

 

전업투자의 길로 뛰어들다.   

왜 블로거를 하냐고 물었는데 '전업투자'라니 다소 생뚱맞다.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이야기의 시작은 주식투자로 부터 시작된다.

이 글을 쓰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건가?

 

닷컴버블의 중간에서 주식을 시작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닷컴버블이 시작되기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외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가 코스닥 시장과 중소기업 위주의 벤처기업 육성책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IT버블이 불타올랐다. 

 

그 당시 옆지기가 증권회사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주식 이야기가 오고 갔고 나도 주식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소액으로 '한글과 컴퓨터'를 샀다.

상한가 몇 번 가더니 2배가 되었다.

이때부터 달콤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물린 종목이 생기게 되고, 물타기를 하고...

투자금이 점점 불어났다. 폭망의 시작이었다.

이 당시 유명했던 종목 몇 개만 보면,  '새롬기술', '한글과 컴퓨터', '골드뱅크', ' 드림라인' 등등등

벤처라는 명함만 달면 날아다니던 시절이었다.

당시 드림라인이나 골드뱅크의 PER는 9999배라는 희대의 전설을 남겼다. 

상상이 안 간다.

 

그러면 나는 주식으로 돈을 벌었을까?

대답은 'No' ~~~

끝물이었다. ㅠㅠ

 

당시 나는 코스닥 상장을 꿈꾸는 조그마한 벤처기업으로 이직을 한 상태였다.

프로젝트를 하다가 만난 모 부장님의 꼬임에 빠져서.... ㅋㅋ

참고로 나는 IT개발자였다. 왜 과거형이냐고? 지금은 아니니깐~~

 

어떤 회사였을까?

그 당시 권력의 언저리에 있는 어느 높으신 분의 지인이 설립했고

친구들이 모였다.

날 꼬신 모 부장님도 친구 중 한 명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벤처라고 하기엔, 특별한 기술도 없었고

어떻게 재무제표만 그럴싸하게 맞춰서 코스닥상장으로 대박을 꿈꾸던 회사였다.

그 당시에는 이런 회사가 너무 많았으니깐....

 

그럼, 나도 대박을 꿈꾸었나?

아니다. 단지,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해서 이직을 했다.

 '월급'을 나의 가치라고 생각하던 철없던 시절이었다.

 

출근해서 하던 주 업무는 책상에서 주식 창을 보는 거였다.

내가 생각해도 좀 거시기하네.

점심은 주로 배달...  후딱 먹고 다시 책상으로...

누가 보면, 진짜 열심히 일하는 줄....

장이 끝나면, 연초와의 만남...

아니다 늘 두 분의 동료와도 만났네.

그 두 분도 주식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주식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니깐

그런데 공교롭게도 장이 끝나면 늘 모이게 되네...

 

자기변명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일을 열심히 안 한 건 아니다.

파워빌더로 프로그램도 열심히 짜서 납품도 하고

신입사원들 교육도 해주고

월급 받는 만큼은 일을 한 것 같다.

 

손실을 확정하다.   

닷컴버블이 진행되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나고 나서 닷컴버블이라고 하지만 그 중간에 있던 나는 희망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계좌는 녹아내렸고 난 손실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희망이 보이지 않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를 시작했다.

한 푼이라도 더 나의 노동력의 대가를 지불하는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보면, 다른 많은 길이 있었지만 그때는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노래가사가 생각난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곳에 대하여"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다.   

닷컴버블 이후로 주식시장을 떠났던 나는 코로나 이후 다시 돌아왔다.

 

닷컴버블 이후로 '노동력의 대가' 만을 바라보며 지냈다.

프리랜서라는 특성상 중간중간 쉴 때도 많았다.

 

그러다가 나의 노동력을 찾는 곳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옆지기는 '내가 찾는 노력을 안 했어'라고 한다.

난 부정하고 싶지만, 옆지기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종로의 모 프로젝트를 끝으로 나의 노동력으로 돈 버는 이력은 끝이 났다.

그 이후로도 찾았지만

내가 맘에 드는 곳은 불러주지를 않고, 불러 주는 곳은 내가 가기 싫고...

그러다가 찾는 노력도 중단한 지 꽤 된 것 같다.

이제는 '불러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마저 있다.

 

코로나 폭락을 겪고 유동성장세에서 나는 주식시장으로 돌아왔다.

내가 돌아오기 전 옆지기가 먼저 시장에 돌아와 떠나지 않고 있었다.

 

돌아와서 처음은 괜찮았다.

코스피 4000 간다는 장밋빛 전망이 판을 쳤다.

분명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아니, 듣고 싶지 않았다.

 

파이썬으로 데이터를 끌어와서 DB에 저장하고

수많은 공식을 SQL로 만들어서 돌려보고, 종목을 선정하고

그러나 대세를 거스러진 못했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경기침체....

대세하락장인가?

그러면서도 희망을 놓을 수는 없다.

'버티면 돼! 내려오면 올라가는 거야'

그런데 이제 총알이 없다. ㅋㅋㅋ

 

블로그를 시작하다.   

한때 사진이 취미였던 나는 사진을 올리던 블로그를 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한때 열심이었지만 지금은 안 들어가 본 지 몇 년이 된 것 같다.

심지어 어느 사이트였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이 글을 쓰고 나서 찾아봐야겠다.

중간에 찾아봤다. 헐 서비스 종료~~

드림위즈 서비스 종료되는 것도 모르고 살았네. ㅠㅠ

 

유튜브를 개설하다.   

어느 날 유튜브를 보다가 '유튜브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이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상을 찍지 않고도 텍스트를 AI성우가 더빙해주는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면 된다고 한다.

 

얼굴 나오는 거 싫고, 목소리 나오는 거도 싫고....

'음...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으로 첫 번째 영상을 밤을 새워 만들었다. 처음엔 어렵더라....

알고 나니깐 이거 생 '노가다' 우쒸...

첫 영상을 올리고, 연달아 몇 개의 영상을 더 올렸다.

 

'누가 보노?'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다.

창작도 아니고 반복해서 하는 단순 편집작업이 너무 싫었다.

접었다.

 

이 유튜브 분은 이런 영상만 찍어서 10만 가까운 구독자를 만드셨다.

다른 콘텐츠는 없다. 모두가 다 비슷한 내용의 영상...

이거 해서 벌어라. 저거 해서 벌어라.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것은 없다는 거....

그래도 실버가 멀지 않았던데, 리스팩...

저격하려는 의도는 아닌데 저격글이 되어버렸네. 그냥 제 생각이다.

 

티스토리를 시작하다.

유튜브 채널을 폐쇄하고 지내던 중 또 다른 영상을 보게 되었다.

수익형 블로그, 경험자인터뷰, 에드센스....

뭔가 신뢰가 좀 간다.

바로 개설했다.

지나고 나서 보니, 이분은 책도 내고 블로그에 광고도 나오더라.

나름 성공하셨네. 리스팩~~

 

개설하고 보니, 글을 쓸 꺼리가 없네. 난감하더라.

 

고민하다가, '내가 익숙한 걸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SQL 강좌를 올리게 되었다.

글을 봐주는 분들은 아직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해보려 한다.

하다 보니깐 어느 순간 내가 공부를 하고 있더라.

 

나름 내 노동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기술이었는데 까먹고 있던 게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블로그 개설한 지 이제 10일 남짓...

블로그로 수익 실현 해보겠다고 시작했지만 쉽지는 않네

방문자수는 안오르고...

 

지금은 강의 올리는 게, 마치 일기 쓰는 것 같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10일 남짓한 시간 동안

다른 블로그를 많이 보았다.

 

두 종류로 극명하게 갈리더라.

정신없는 수익형 블로그

정성스럽게 꾸민 진짜 블로그

 

수익을 바라보고 시작한 티스토리 블로그이지만

그 끝은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내 인생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듯이......

 

나의 일기장이 될 것인지...

나에게 수익을 주는 광고판이 될 것인지...

 

주저리 떠들다 보니 장 마감시간이네.

 

언젠가는 다시 올 불장을 기다리며, 오늘도 파이팅~~

 

 

추신 : 스마트팜에 빠진 옆지기   

요즘 옆지기는 스마트팜에 빠졌다.

밤을 새우며 열심히 유튜브를 본다.

그러다 툭 내뱉는다.

'왜 젊은 사람들만 지원하냐고...'

지원대상에 자기가 포함 안 되는 게 영 불만이다.

 

잘못하면 팔자에 없는 농사지러 끌려가야할 판이다.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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